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했던 해태그룹은 22일 열린 30개 종금사 사장단회의
에서 자금회수 자제결의를 함에 따라 발등의 급한 불은 끄게 됐다.

관심은 이제 해태그룹이 다시 안정을 찾고 정상적인 자금및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가에 쏠리고 있다.

해태그룹의 자금난은 그룹의 주력기업인 제과와 음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상사, 전자의 자금사정악화로 불거져 나온 것으로 볼수 있다.

해태상사는 최근 환율급등으로 인해 막대한 금액의 환차손피해를 입은데다
기아자동차의 수출대행 금액 미회수로 자금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해태전자의 경우도 95년도 인켈을 인수하면서 안게된 부채가 그룹전체의
상당한 부담으로 남아 있었다.

해태중공업의 지난해 철도차량 제작을 위한 투자도 자금압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같은 상태에서 종금사들이 만기가 돌아온 해태상사의 어음을 집중적으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자금압박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해태그룹은 종금사가 어음회수 자제결의를 하고 은행측도 자금지원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사태해결을 낙관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의 주축인 해태제과와 음료의 영업이 올 여름 무더위 등으로
호황을 누려 그룹 전체의 자금사정이 예년보다 특별히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6월말 결산법인인 해태제과는 8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18%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순이익도 1백13억원 냈다.

비상장인 해태음료도 올 여름무더위에 배음료의 매출이 호조를 보여 최근
수년사이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태상사도 매출외형만 본다면 지난해 28% 신장한데 이어 이어 올해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제2금융권에 몰려있는 여신 2조2백억원이 문제이나 종금사들이
여신회수를 자제키로 결의한데다 해태측이 자구노력계획을 세우고 있어 큰
문제는 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