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예술장르인 컴퓨터아트에 도전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잇달아 작품전을 마련,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술의 도구로서 직접 사용하거나 그래픽 등 컴퓨터를 통해 산출된
이미지를 작품에 접목, 조형성을 확보하는 컴퓨터아트는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미지 프로세싱 등 영상작업외에도 다양한 기법의
편집과 사운드합성을 이용한 개념미술과 설치미술로까지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26일~9월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화랑(735-8449)에서 개인전을
가질 홍승혜(38)씨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통해 얻은 다양한 도상적
이미지들을 판화기법으로 카드보드지에 찍어낸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을
선보인다.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거쳐 프랑스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한뒤
현재 서울산업대 교수로 재직중인 홍씨는 그동안 얇은 종이와 카드보드지를
콜라주나 잘라내기 기법을 응용, 소박한 일상풍경을 감성적 색채와
패턴으로 추상화시켜온 작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자신이 표현해오던 이미지들을 컴퓨터로
합성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준다.

작품들은 창문이나 계단 집등 지금까지 시도해오던 공간과 자연에 대한
암시적 패턴들을 더욱 단순화시킨 형태로 압축한 이미지를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 카드보드지에 찍어낸 형태.

이렇게 만들어진 단위화면은 모두 5백여개.

여기에 다시 코팅을 한뒤 각각 기하학의 기본을 이루는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타원형의 액자에 끼운 약 1백20개의 작품으로 구성되며 벽면과
공간등에 다양한 모습으로 배열, 신선한 조형미를 창출해낸다.

작품들은 컴퓨터라는 기계의 힘을 빌려 얻어진 미니멀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작가특유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화면배치와 균형감각이 더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친근하면서도 매우 서정적인 느낌을 갖게하는 점이 특징.

또 현대인의 일상을 에워싸고있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흑과 백, 노랑과
하늘색 등 기초적인 색상의 단순.도식화된 형태로 나타나 있다.

28일~9월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서림화랑 (514-3377)에서 "컴퓨터로
그린 그림전"을 가질 김석(37)씨는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어낸 다양한
이미지를 작품화했다.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한 김씨가 선보일
작품은 "나의 조국, 코리아" "김치결혼식" "마네킹들여다보기" 등 일상의
이야기들을 형상화한 작품 20여점.

6~30호 크기의 작품들은 판화처럼 작가 사인과 에디션이 매겨져 일반에
판매된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