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통시장은 외국기업이 진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소문날 만큼
폐쇄적이다.

성공적으로 일본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외국업체가 매우 드물다.

그래서 종종 P&G의 일본진출은 연구 대상이 된다.

P&G가 일본에서 영업을 개시한 것은 지난 73년1월.

역사를 자랑하는 P&G였지만 일본시장에서는 10여년동안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미국식의 마케팅기법을 과신한 것이다.

82년7월 일본 최고책임자로 부임한 J R 마스덴은 3년동안의 시장조사를
토대로 "일대도약계획"을 세웠다.

그 요지는 첫째 일본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개발전략이다.

P&G는 실사조사에서 일본주부들은 대소변이 기저귀밖으로 나오는 것을
지나칠 정도로 싫어하며 흡수성이 좋고 몸에 꼭맞는 기저귀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반영, 첫출하한 제품이 "신팸퍼스 콤팩트".

두번째는 가격전략이었다.

싸게 공급하면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과는 세일기간에 주로
팔려 싸구려제품이란 인식을 주게 됐던 것이다.

P&G는 기능과 개성을 살린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세번째는 유통단계를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

P&G는 약 2천5백개의 도매상가운데 1백25개사를 선정하고 이들중에서 다시
50여개를 최정예 도매상으로 엄선했다.

도매상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지 않고는 일본시장을 뚫기 어렵다는
교훈을 절감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견관리직을 외부에서 영입,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회사공헌도가 승진하는데 핵심요소가 된다는 것을 인식시켰다.

"일대도약계획"효과를 내면서 P&G는 88년 흑자전환의 감격을 맛봤다.

일본진출 16년만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