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최대 개인주주인 김상문씨(70)가 23일의 감원인사를 계기로
기아그룹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기아그룹은 고문급이상 임원을 모두 퇴진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김상문
명예회장이 퇴진하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김상문 명예회장은 지난 81년 기아자동차 전신인 기아산업의 사장에서
물러난뒤 18년간 명예회장 자리를 지켜왔던 인물로 기아그룹 창업주인
고 김철호회장의 장남.

지금도 기아자동차의 전체주식 가운데 1.9%를 갖고 있는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다.

김명예회장은 지난 73년 김철호회장의 사망이후 8년간 기아그룹의 오너
총수 역할을 해왔으나 81년 누적적자가 5백억원을 넘어서고 부채가
2천억원에 이른 상황에서 쌍용그룹및 동아자동차에 주식 매각을 서두르다가
종업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김명예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기아산업 지분 25%와 삼천리자공
지분 80%, 삼천리자전거 지분 50.9%의 관리 주권행사 매각등의 처분에
관한 일체 권리를 민경중회장 김선홍사장에게 넘기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아산업의 지분은 타인에 양도되지 않았으나 그동안 증자를 거듭하면서
지분율이 1.9%까지 낮아지게 됐다.

그는 명예회장 자리에 있는 기간중에도 회사경영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었다.

김명예회장의 퇴진으로 기아그룹에 오너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다만 김명예회장의 아들인 석환씨와 주환씨가 다른 임직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기아자동차의 수출담당 이사 및 연구소 이사로 각각 재직
중이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