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매매기준율보다 30전 높은 8백99원60전으로 출발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장중 한때 9백4원80전까지 치솟는 수직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26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도 9백3원40전으로 고시돼 원.달러
환율은 사실상의 9백원대 시대로 접어 들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외환당국이 선물및 현물매도를 통해 시장개입에
나서면서 다소 진정됐다.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외화자금난을 단기간내에 해소할 만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환율 상승폭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네고물량(수출자금 원화결제 물량)을
내놓지 않은 것도 수요 초과를 더욱 부추긴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딜러들은 "주초 결제용 자금수요가 몰린 데다가 외화자금난이
빠른 시간내에 해소되기 힘들다는 불안감까지 겹쳐 달러화 되사기 현상
까지 나타났다"고 말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