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5일 현재 제3국에서 망명절차를 밟고 있는 장승길(49) 이집트주재
북한대사부부가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본인이 원하는 절차에 따라 망명
희망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장대사 부부가 프랑스 파리주재 북한무역대표부 대표인
친형 장승호(51.참사관급)씨 가족과 사전에 긴밀히 접촉, 망명을 결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 일행의 망명을 동반 처리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외무부 고위당국자는 "장대사 부부가 이집트를 떠나 제3국에 체류중"이라고
공식확인한 뒤 "프랑스에 있던 장대사의 친형 장승호 참사관도 프랑스를
떠나 제3국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외무부는 장대사 형제의 정확한 행적과 망명경위 등을
추적중"이라고 밝혔으나 장대사 부부와 형인 장승호 일행이 같은 장소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미국정부는 최근 "장대사가 망명의사를 밝혀왔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장대사가 카이로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미국측에 망명요청을 한 뒤 제3국으로 출국, 망명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대사 부부가 카이로에서 잠적한 같은 시간대에 프랑스에서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장대사 형 장승호씨도 부인 공기옥씨와 아들(19)
딸(10)과 함께 망명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대사의 망명은 현직 북한대사로선 처음있는 일이며, 그는 지금까지
북한을 탈출한 외교관중 최고위급에 해당된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