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환율 불안의 돌풍에 휘말려 비틀거리고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8월 장세를 이끌던 기관투자가
도 손을 놓아버려 탄력을 잃고 있다.

외국인 한도 확대에서 제외된 한국전력과 포항제철에 실망매가 몰리며 지수
하락을 늘린 끝에 3일만에 730대로 주저앉았다.

재료를 가진 일부 중소형 개별종목만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하락종목
(4백85개)이 상승종목(2백97개)을 크게 웃돌아 체감온도는 더욱 썰렁했다.

<> 장중동향 =26일 주식시장은 전날 발표된 금융.외환시장 안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약세로 출발,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커졌다.

원.달러환율이 한때 9백9원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는 930선마저
위협당하는 기진맥진상태에 빠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3포인트 떨어진 734.03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3천1백만주대에 머물렀다.

<> 특징주 =외국인 한도 확대에서 제외된 한전과 포철이 크게 떨어지며
싯가총액 상위 15개종목이 모두 하락, 지수 하락폭을 확대시켰다.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외화부채가 많은 이들 종목들이 거액의 환차손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대책의 직접적인 수혜업종인 은행 종금 등 금융주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부터 거래가 재개된 대농은 하한가까지 밀렸으며 해태그룹주도 대부분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반면 신호제지가 상한가를 터뜨리며 거래량 1위(1백19만주)에 올라 눈길을
끌었으며 한일약품 캠브리지 한국코아 등 일부 중소형 재료종목도 가격제한폭
까지 올랐다.

<> 진단 =주가 하락세가 어대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환율과 금리라는 양대기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백일 이동평균선(728)에서 1차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1백50일선
(718)은 지켜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환율과 증시가 동시에 무너질 경우 금융공황으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까닭에 정책당국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 호재 악재 >>

<>원.달러환율 한때 9백9원 돌파
<>외국인자금 아시아증시 이탈조짐
<>기아사태, 수출차질 본격화 우려
<>채권형 컨트리펀드 4억달러 설정 추진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