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 롯데에 이어 대우 현대 등 대기업들이 1백층 이상 초고층빌딩
건립계획을 속속 발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고층빌딩은 그 시대 사회문화의 상징이다.

그리고 효율적 토지이용과 도시기반시설 공유 등의 배경적 필요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교통문제 등 주변환경에 대한 영향이 검증되지 않아 초고층 건축에
대해 완전한 사회적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축학회는 26일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21세기 수도
서울의 위상과 초고층건축"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날 건축 도시환경 교통 등 각분야 전문가들은 초고층의 배경과 필요성
그리고 문제점 등에 대해 발표했다.

내용을 요약한다.

<정리=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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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층건축과 과제 ]

임창복 < 성균관대 건축과 교수 >

하늘을 향해 건물을 지으려는 노력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

그러나 이 노력은 산업사회 출현이후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건축사적으로 초고층의 역사는 엘리베이터가 발명된 1853년 이후 시작돼
기능주의 절충주의 아르테코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기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70년대까지만 해도 30층 규모의 삼일빌딩이 최고 높이를
자랑했다.

또 80년대 이후엔 무역센터빌딩 63빌딩 등이 차례로 건설돼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됐다.

90년대들어 고도 정보사회에 걸맞는 인텔리전트빌딩에 대한 수요가 증대
되면서 초고층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63년 법제개편 이후 초고층이 가능해졌다.

대규모의 단지개발 등 도시개발차원에서 초고층건물을 건설해왔다.

말레이시아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초고층을 추진,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은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초고층 계획을 추진중이며
중국은 경제력을 과시하고 국가와 도시의 상징물로서 기능토록 하기 위해
초고층 건물을 건축중에 있다.

초고층 건물을 국내에 짓기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시 공공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도시기반시설을 체계화하고 법과 관련제도도 이에 맞춰 보완해야 한다.

초고층은 인간의 욕망과 꿈의 실현체다.

동시에 그 국가의 기술 문화발전의 상징이다.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면서 쾌적한 도시 공공공간을 갖춘 기념비적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 사회의 역량에 달린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