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릭스의 기술과 내쇼날 세미콘닥터의 우수한 제조환경 및 판매망을
결합해 중저가 PC 및 기타 정보응용기기 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7월 컴퓨터칩 생산업체인 사이릭스를 인수 합병한 내쇼날
세미콘닥터의 패트릭 브로켓 국제사업그룹수석부사장은 최근 방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시장확대가 불투명한 고성능 프로세서보다는 저가
PC칩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PC시장에서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입니다.

가정에서 오락이나 통신을 위해 사용할 전자기기가 필요할 때 그것이
PC냐 혹은 TV냐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PC는 용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고 이것이 내쇼날과 사이릭스가 합병하게 된
중요한 요인입니다"

현재와 같은 개념의 고성능 PC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그는 따라서 어디서나 컴퓨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개념의 PC, 그리고 PC의 각 기능이 응용화된 정보기기시장을 창출해
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5백달러 미만의 넷PC, 핸드헬드PC (HPC), 넷브라우저와 같은
제품의 시장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브로켓부사장은 인텔과 정면대결을 펼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경쟁사의 강한 곳을 맹목적으로 공격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고 잘라말한 뒤 "사이릭스칩이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시장셰어를 꾸준이 확대해가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x86기술이 기반이 된 정보기기관련 제품의 경우 앞으로도
사이릭스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살려나갈 것이라며 그 첫단계로 내년부터
사이릭스칩 생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IBM이 생산하고 있는 인텔MMX 호환칩 물량은 그대로 두고 내쇼날
세미콘닥터의 본사가 있는 미국 산타클라라는 물론 포틀랜드에 생산설비를
갖춰 내년 여름께부터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