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아파트분양가가 인근의 기존아파트 값을 웃도는
"시세역전현상"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아파트를 분양받기만 하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그동안의
아파트시장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면서 시장자율에 의한 아파트가격
결정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선 강남과 목동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32평이하의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아파트 시세에 육박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채권입찰제가 시행되는 용인 등 일부지역외에는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분양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중도금의 선지급에 따른 입주시까지 이자비용
(분양가의 7~10%선)을 감안하면 기존 아파트와 별 차이가 없거나 비싼
셈이다.

올들어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 1~4차분 아파트 분양가를 동일지역 동일평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한 결과 구로구 노원구 등 9개지역 17개 아파트의
분양가가 시세를 5~18%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30평형대이하 중소형 평형이고 구로구 노원구 동대문구 등
강북지역에 편중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 4월 분양된 강서구 마곡동 벽산아파트 25평형 분양가가 평당
4백93만원으로 인근 아파트보다 18%가량 비싸게 공급됐다.

중도금 등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25%가량 비싼 셈이다.

지난 6월 분양된 구로구 구로동 롯데아파트 24평형과 지난 1월의 구로구
고척동 동아아파트 32평형, 마포구 성산동 동성아파트 32평형도 중도금의
이자분을 합치면 주변시세보다 10%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이밖에 성동구 성수동 대우아파트 33평형과 마포 쌍용아파트 33평형 등도
분양가가 시세를 5%안팎 앞지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분양가와 주변아파트의 시세역전이 보다 뚜렷한 편이다.

지난 7월 공급된 시흥 연성지구 삼환 한진아파트 23평형의 경우 분양가
(7%옵션기준)가 7천6백만원으로 6백만원정도 시세를 웃돌았다.

6월에 분양을 시작한 이천 아미리 현대아파트도 21평 분양가가 시세보다
4백만~9백만원 비싼 5천9백만원에 공급중이다.

인천 논현지구 풍림아파트는 분양가가 24평형이 7천8백만원, 33평형이
1억7백5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각각 8백만원, 7백50만원정도 비싸다.

이처럼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가가 시세를 웃도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신규아파트의 경우 토지값 상승과 표준건축비 인상 등으로 매년
분양가가 올라가는데 비해 기존아파트는 부동산경기침체로 제자리를 걷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함께 정부가 국민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그동안 중소형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도 이같은 가격역전현상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분양컨설팅업체인 솔토스 장용성 사장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중
주거지로서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분양가와 시세 역전현상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자율에 의한 가격결정구조 정착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대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