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가구 공개매수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공개매수 주체세력들이 매수자금도 준비하지 않은채 공개매수 신청서를
서둘러 제출했는가 하면 증권거래법 위반자들이 가담하거나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공개매수를 당하는 레이디가구의 현 대주주는 공개매수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데도 주식을 내다팔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레이디 가구를 공개매수하기 위해 지난 25일 공개매수
신청서를 제출했던 중원 등 3개사는 26일 현재까지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레이디가구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모두 3백70억원이 필요하나
증감원에 제출한 예금잔고 증명서에는 1백70억원만이 확보돼 증권감독원이
공개매수 신청서의 수리를 보류하고 있다.

부족한 자금 2백여억원은 37만9천주를 매수하기로한 중원이 마련해야 하나
자본잠식상태여서 조달할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또 중원은 레이디가구 주식 10만주(5.56%)를 지난달 29, 30일 장외에서
매입한후 즉시 신고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는데 주식을 매도한
회사들이 시세조종혐의로 고발당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원에 레이디가구 주식을 매도한 회사중 일풍산업, 디아이시전자는 서울
용산지역의 전자업체로 증감원은 이들 회사와 강모, 김모사장을 엔케이전선
주식 시세 조종혐의로 지난 4월 고발, 현재 검찰에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공개매수자중 두양산업의 대주주 이영로씨는 지난 95년 만호제강
주식을 대량 취득하고도 신고하지 않아 증권감독원으로부터 거래법 2백조
위반혐의로 경고를 받았다.

이영로씨는 당시 주가가 급등한 만호제강주 주식을 5.11% 취득하고도 신고
하지 않아 경고와 함께 각서를 제출했다.

증권감독원은 이번 레이디가구 공개매수에 대주주가 주식을 팔고 있는 등
의문점이 많다면서 공개매수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