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달러화 매각규모를 크게 늘리는 등 환율안정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백9원50전
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다음날인 27일 5억달러의 현물환을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이날도 오전에 3억달러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입물량은 규모자체가 크며 환율 급등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에
당국의 매도개입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환율 불안심리를 차단
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이나 기업체들로 부터 발생한 가수요를 없앰으로써
환투기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또 원.달러 환율 급등세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헤지펀드의 공격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9백4원까지 오르다가 9백원대
밑으로 떨어진 8백99원대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시장의 수급상황에 비춰 비정상적으로 올라
헤지펀드 자금까지 들어오면 걷잡을수 없게 된다"며 "앞으로도 투기심리가
번질 조짐이 보이면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