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삼성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시장에서 분명 무시못할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하드웨어 제품시장보다는 이를 각종 멀티미디어및
운영체계(OS)기술에 접합,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HDD제조업체인 미국 퀀텀사의 손영권(41)사장은 28일 "컴덱스
코리아"행사장내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말하고 "디지털시대의 본격적인
도래와 컴퓨터의 네트워크화 경향에 맞춰 HDD업체들도 제품을 값싸게 대량
공급하는 사업방식에서 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TV, VCR, 세트톱박스등과 케이블TV, 인터넷,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등 각종 정보기능이 하나의 미디어형태로 통합된 일명 블랙박스라는
개념의 정보기기가 곧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이 기존 매체간의 영역을 허물고 통합하는 미디어의 등장에
대비해 한국기업들도 새로운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발상전환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사장은 세계 HDD시장에서 미국시게이트사와 1,2위를 다투는 퀀텀사의
유일한 한국인 사장으로 데스크톱PC용 HDD사업본부(DPSG)를 맡고
있다.

그는 퀀텀의 유력한 차기 CEO(최고경영책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손사장은 15세때 도미, 펜실베니아대학과 MIT공대에서 전자공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후 인텔과 퀀텀에서 일해 온 정통 IT(정보기술)분야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두개의 상반된 개념,즉 리스크를 피하려는 기업문화와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 지적재산권에 대한 허술한 보호체계와 강력한
특허보호주의, 금융권을 통한 전통적인 자본조달시스템과 벤쳐캐피털이
공존하는 한국내 기업환경에서 각 업체들이 어떻게 이를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무한경쟁의 파고를 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