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산업의 자물쇠를 풀어라"

시큐리티 산업의 시장판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 LG 대우 등 대기업그룹들과 삼보 고합 등 탄탄한 중견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

소득향상에 따른 안전의식 고취로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는 데다 정보통신
기술 등을 응용한 최첨단 서비스산업으로 성장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큐리티시장은 삼성 에스원과 한국보안공사의 각축속에
범아종합경비가 추격하는 3파전 양상을 띠어 왔다.

현대그룹은 지난 2월 인천 영종도 신국제공항의 보안시스템공사를 따내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계열사인 현대전자가 모두 10억원 규모의 시스템 설계용역을 맡게 된 것.

현대는 같은달 그룹 계열사 출자형식으로 자본금 1백억원 규모의 별도법인
"SOS7"을 설립했다.

당분간 자체 사업장의 경비와 보안에 주력하되 장기적으로 외부수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알미늄과 현대정보기술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스카우트, 관련
시스템 개발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LG그룹은 계열사인 LG하니웰을 통해 시큐리티산업에 진출했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이용한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LG는 당분간 인력경비부문 대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축적기술의
활용가능성이 높은 시스템경비에만 주력할 예정이다.

대우그룹은 관계사인 동우공영을 통해 시장진출을 모색중이다.

동우공영은 일본 가지마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수도권내 계열사의 빌딩과
사업장에 자체경비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화그룹도 별도회사를 설립해 우선 자체경비 시스템을 구축, 가동중이며
조만간 용역분야와 무인경비시스템을 결합, 외부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고합 삼보 대교등 중량감 있는 기업 또는 기업그룹들도 가세했다.

가장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삼보컴퓨터가 연초 설립한
나래시큐리티.

국제적 시큐리티 전문회사와 손잡고 합작회사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고합그룹은 연초 캐나다 ADT사와 제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시장분석과 조직구성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조만간 본격
영업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대교그룹은 세계적 전자회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손잡고 모니터링
사업에 진출을 추진중이다.

한국통신도 시큐리티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이는 기존 원격회선 서비스의 일환.

한국통신은 경찰측과 출동서비스에 대한 합의를 이미 마친 상태다.

현재 이들 신규참여 업체가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은 내년 3월의
영종도 공항 보안시스템 시공사 입찰이다.

모두 5백억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시큐리티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

현대가 설계하는 영종도 신공항의 보안시스템을 시공 관리하는 사업이다.

물론 신규 업체들은 풍부한 노하우와 인력을 갖춘 기존업체들을 제치고
수주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보안시스템 설계용역을 따낸 현대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따라 신규업체들이 기존업체와 손을 잡기 위해 물밑 움직임을 활발히
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