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나 주요 인물을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건장한 체구의 검은
선글라스, 드라마 모래시계의 이정재, 영화 보디가드의 케빈코스트너......"

TV와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멋진 경호원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있다.

지난 96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용인대 경호학과.

이 학과에는 어깨가 떡 벌어진 무게파들만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통 체격의 평범한 학생들이 대다수다.

여학생도 6명이나 있다.

그러나 운동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학생들은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등을 합쳐 평균 5단.

윈드서핑 수상스키 사격 승마 골프 테니스 등 각종 레저 스포츠도 프로급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이 운동만 하고 공부는 안하는 걸로 생각하면 이 역시
착각이다.

"옛날에는 경호하면 인상 험악하고 주먹센 사람이 하는 걸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요즘은 힘과 함께 단정한 용모, 풍부한 지식, 빠른 머리회전이
요구된다" (2년 곽지윤씨).

경호학과 학생들은 각종 운동도 익히지만 형사법, 범죄사회학 등 이론을
배우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어학실력 향상에 비중을 둔다.

외국바이어들이 국내로 들어왔을때 신변보호를 해야하거나 주요인사들의
해외출장도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

그래서 토익 (TOEIC) 점수 6백30점이 넘어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해놨다.

워드프로세서 3급 자격증도 따야 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방학때도 영어공부와 무술연마에 비지땀을 흘린다.

김상철 경호학과장은 "경호영역은 이제 단순한 경호업무 뿐만 아니라
행정능력을 갖춘 비서역할과 취미생활을 보조하는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우리학교는 이런 수요에 맞춰 문무를 겸비한 무도인 경호원을 양성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졸업후 진로는 청와대 경호실과 경비업체, 경찰, 사설경호업체 등
다양하다.

특히 경찰청에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경비지도사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획득하면 일반기업체 등에서 경비책임자로 근무할 수 있다.

경호학과는 수능 30%, 내신 40%, 기초체력시험 20%, 면접 5%, 무도 5%를
합산해 매년 3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