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에서 근무하는 기업인들의 피랍사태가 빈발하면서 이에따른 각종
비용을 해결해 주는 신종 보험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멕시코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콜롬비아 등에서 외국 기업인들의
"몸값"을 노린 현지 무장 게릴라 단체들의 인질극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관련 보험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

미국의 다국적 보험회사인 시그나사는 최근 6천만달러(약 5백40억원)까지의
몸값을 해결해 주는 상품을 개발, "피랍보험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시그나보험에 앞서 J&H마쉬 애커만 릴라이언 스내셔널 등 10여개의
보험업체들이 5천만달러 안팎까지 보장되는 피랍보험 상품을 판매중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내에서만도 이 신종 보험 시장이 연간 15~20%의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처럼 피랍보험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냉전종식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정부-반정부단체간 국지전이 기숭을 부리면서 그 불똥이 외국기업인들에
튀고 있는 탓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작년 한햇동안만 세계 각국에서 최소한 1만건 이상의
인질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정부 게릴라들은 군자금 마련 등을 이유로 몸값을 갈수록 올려받고 있다.

얼마전 멕시코의 게릴라단체는 인질 석방 조건으로 3천만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소속 임직원이 언제 당할지 모르는 기업들로서는 불안을 씻기 위해서라도
피랍보험을 찾이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상액에 비해 보험료가 비싸지 않다는 점도 기업들의 피랍보험 가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보상액 1백만달러 기준으로 3년간 1천달러
의 보험료만을 납부하면 된다.

다만 게릴라들이 준동하고 있는 위험지역의 경우는 프리미엄이 2만5천달러
에서 5만달러로까지 올라간다고.

보험회사들은 가입자들에게 몸값 이외에도 <>회사측과 납치범 간의 석방
교섭에 들어가는 비용 <>석방뒤 피랍자의 심신치료비 등 관련 비용 전액을
지급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