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미하엘 슈마허의 통산 세번째 우승인가, 아니면 젊은 영웅
자크 빌뇌브가 새 시대를 열것인가.

월드컵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갖고 있다는 세계 최고의 카레이스 F1
그랑프리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드라이버의 치열한 선두다툼에 전세계
모터 스포츠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5일 벨기에 스파 프랑코샹 서키트에서 열린 제12회전까지 성적을
종합하면 현역 최고 스타인 "페라리" 소속 미하엘 슈마허가 66점을 기록,
54점을 얻은 미국 인디카 최연소 챔피언 출신인 자크 빌뇌브 (윌리엄스
소속)를 12점차로 앞서고 있다.

시즌 초반 제6회전까지 신예 빌뇌브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던 슈마허는
빌뇌브의 모국인 캐나다에서 열린 제7회전 우승을 계기로 1위 자리를
탈환한 뒤 종반 급피치를 올리면서 2위 빌뇌브와의 점수차를 계속해
벌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를 놓고 슈마허의 우승을 점치기란 아직은 금물.

다음달 7일 이탈리아 몬자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13회전을 포함해 앞으로
5차례나 경기가 더 남아있어 "막판 뒤집기"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특히 F1레이스는 한번에 최대 10점까지 점수차를 낼 수 있는 만큼
12점차는 박빙의 리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르노 엔진을 장착한 빌뇌브의 포뮬러카인 FW19 머신이 역대 최강
경주차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향후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드라이버간의 한판 싸움과 함께 이들이 소속한 팀간의 자존심 대결도
이번 F1그랑프리의 주요 관전 포인트.

페라리와 윌리엄스는 지난해까지 모두 통산 8승째를 올리고 있어 이번에
우승하는 팀이 9승 고지를 선점하게 되는 것.

따라서 슈마허와 F310 머신을 앞세운 페라리와 빌뇌브 및 FW19 머신에
사활을 건 윌리엄스의 종반 격돌은 총력전의 양상을 띨 전망이다.

97 F1 그랑프리의 남은 경기는 13회전 이탈리아 몬자 (9월7일), 14회전
오스트리아 A-1 링 (9월21일), 15회전 룩셈부르크 뉘르브르크링 (9월28일),
16회전 일본 스즈카 (10월12일), 17회전 포르투갈 에스토릴 (10월26일)의
일정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