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수입가격과 국산 고지가격이 동반 상승, 제지업계가 국내외
제지원자재 수급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한솔제지와 신호제지등 제지업계에 따르면 8월중 펄프수입가격은
t당 5백70달러(CIF, 소프트BKP펄프기준)로 전달보다 30달러가 올랐다.

펄프수입가격은 이로써 지난 4월 4백80달러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4개월동안 무려 90달러(약 19%)나 상승했다.

펄프 수입가격의 급등은 전세계 펄프공급량의 14%를 차지하는 캐나다
플레처챌린지사가 지난 7월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최근 브라질
하리펄프사에 화재가 발생, 세계 펄프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들은 "유럽펄프메이커들이 캐나다와 브라질의 펄프생산
차질을 빌미로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있다"며 "플래처챌린지사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t당 6백30달러까지 올라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산 고지가격은 지난 7월 1년6개월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오름세로
돌아선데 이어 8월에도 당 1백10원(제지공장도착가격)으로 전달에 비해
5원이 올랐다.

한국제지공업연합회와 고지도매업계 관계자들은 "제지업체들이 신문용지
원료로 쓰이는 고신문지의 사전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어 고지값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어 "9월에는 지난 2개월간의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당분간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날씨가 추워져 고지수집이 여의치 않게 될 올
연말쯤에는 재차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펄프와 고지가격 상승에따른 원가부담을 줄이기위해 제지업체들은
9월부터 신문용지수출가격을 업체별로 5~9% 인상키로 했다.

한솔제지는 북미지역 수출가격을 현재의 t당 5백40달러에서 5백70달러로
인상키로하고 현지 수요가에 통보했으며 신호제지도 30~50달러 올려받기로
했다.

국내 판매가격도 겉보기에는 변화가 없으나 제지업체들은 정상가(t당
66만원선)의 10~15%에 달했던 할인폭을 5%로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