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달러라도 아껴라"

환율이 급등하고 외환사정이 악화되면서 기업들마다 해외 씀씀이를
줄이는데 비상이 걸렸다.

해외지사 사무실의 임대평수를 줄이고 값싼 곳으로 이전하는가 하면 동반
가족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해외출장을 억제하고 국제전화 통화료를 아끼려는 초긴축 아이디어
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최근 불어나는 환차손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운영경비의
10%를 줄여 연말까지는 약 2백억원을 절약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 따라 해외지사의 사무실 임대평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임대료가
비싼 건물1층에 위치한 카운터중 임대료가 싼 곳으로 옮겨도 되는 케이스를
찾아볼 것을 각국 해외지사에 지시했다.

해외출장에 대한 통제도 강화해 임원출장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직원이
동반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삼성물산은 달러 절약마인드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해외부동산투자와 자산불리기 차원에서 지사사무실 사원주택
등의 매입을 늘려 왔으나 최근들어 전면 중지했다.

이와함께 분기에 한차례씩 해오던 해외경비분석을 매달 실시, 해외지사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외화절약을 독려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경우엔 운송비가 비싼 DHL 등 국제특송이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가능한한 직원들의 직접 운반을 권장하는 한편 해외통신은 특수한 몇몇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E메일로 대체시켰다.

국제전화도 단축라인을 채용, 10%의 관련비용을 줄였다.

장기적으로 해외비용의 대종을 차지하는 인건비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에서 채용하는 인력의 직급을 대폭 상향조정, 국내에서 파견하는 인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그동안 현지파견직원의 경우 부모와 처부모까지 동반할수 있도록
경비지원을 해주었으나 앞으로는 처와 미혼자녀 이외의 동반가족에 대해선
지원을 일절 없애기로 했다.

이 회사는 회사급여나 복지후생조건을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오지의
파견직원이 늘어나는데 따른 외화지출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지지사의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오지 근무직원에 대한 휴가비 지원까지 줄였다.

두산상사도 장시간 해외통화는 팩시밀리나 E메일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지사에 여유자금이 한푼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음달 송금액으로 조절하고
편지지 등 웬만한 문구용품은 두산마크없이 현지에서 조달, 문구용품을
본사에서 부쳐 주는데 따른 비용까지 절약하고 있다.

< 이동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