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석(30)의 투혼이 무섭다.

박은 지난 30일 끝난 슈페리어 오픈골프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시즌 첫승을 노린 "백전노장" 최상호에 최종 라운드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 시즌 3관왕에 올랐다.

박은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백76타(73.71.64.68)를 마크, 공동 2위
2백80타의 최상호 박남신을 4타차로 따돌렸다.

2라운드까지 이븐파에 그쳐 선두권에서 멀어졌던 박은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8언더파를 치며 선두에 4타차로 따라 붙었다.

4라운드들어 선두 최상호가 초반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난조를 보이는
틈을 타 박은 침착한 샷으로 필드를 공략, 4타차 대역전 드라마를 엮었다.

박은 이로써 필립모리스에 이어 2연승을 거두고 지난 6월의 SK텔레콤배
우승을 포함,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박의 이같은 승리는 특히 한국골프의 간판이라고 불리는 최상호 박남신
등에 잇따라 역전승을 이끌낸 것이기에 보다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백65cm의 단신인 박은 20세에 골프에 입문한 늦깎이 대기만성형.

불과 3년전인 94년 어렵게 프로관문을 통과한 박은 객관적인 측면에서
볼때 남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포카리오픈 4위에 입상한 것이 지난해까지의 최고성적이었다.

그러나 박은 특유의 정신력과 훈련으로 올들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당히 3관왕에 오르면서 무명의 설움을 씻고 올시즌 최대스타로
자리잡으면서 명실상부한 남자골프계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