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1997.09.01 00:00
수정1997.09.01 00:00
겨울 숲으로 가봐, 딱딱하게
서 있는 겨울 나무들 길죽길죽하게
맨몸으로 서 있는 튜브들 직립의
튜브들 겨울 숲으로 가봐,
겨울 나무들도 네가 짜내주지 않으니까
가지 끝 끝마다 몸엣 것들을
밀어올려 놓고 있어 초록 절정,
초록 직전을 거기 놓아두고 있어
위험해, 위험해! 생명이란
사실 위험한 방치야 그걸 통과하는
일이야 아름다운 일이야
거기까지 가봐,
시집 "알시"에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