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정씨를 만난건 그녀가 한창 일에 몰두할 시간인 오후2시였다.

그녀의 사무실은 온통 향수냄새로 가득차 있었다.

향수마케팅이 그녀의 일이다.

홍씨의 행동이나 말투 모든 것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곤란한 질문에도 전혀 머뭇거림이 없다.

당당한 여성의 매력이 풍긴다.

홍씨의 하루는 무척 짧다.

아침 6시께 일어나 회사로 출근, 일에 몰두하다보면 벌써 늦은 저녁이다.

보통은 오후 6시반께 일을 마치고 운동을 한다.

헬스나 스쿼시가 즐겨하는 운동이다.

친구들을 만나는 건 필수다.

남자친구도 많다.

가끔은 홍대앞이나 압구정동에도 간다.

락카페 라틴댄스바 등이 주로 찾는 곳이다.

그녀는 일상의 모든 것을 즐긴다.

일하는 것, 먹는 것, 얘기하는 것, 운동하는 것, 춤추는 것 등.

물론 싫은 것도 있다.

컴퓨터 채팅 등이 그것이다.

사람을 직접 만나 체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녀는 흔히 갖고 있는 핸드폰이나 삐삐도 없다.

홍씨는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이해해 주는 부모님이 존경스럽다.

그래서 아직(?) 부모님과 같이 산다.

여동생은 먼저 짝을 만나 결혼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