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장세는 시작 당시의 그 엄청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고 말았다.

특히 8월말의 급락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으며 그 원인이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를 1개월정도 앞둔 시점에서 외국인 매도세로
인하여 폭락장세가 연출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혹자는 최근의 외국인 매도세를 포트폴리오 교체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도하는 종목들의 내용이 이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우려는 쉽게
가셔지지 않는다.

기우가 되기를 바라지만 만의 하나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된다면
8월장의 낙폭과대에 따른 강력한 반등과 금년도 장세의 중요한 특징중의
하나였던 월초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희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9월 장세의 최대변수는 외국인들의 동향이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될 점은 그들의 매매패턴이다.

만약 한국증시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손실여부에 관계없이
철저한 매도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그들의 속성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처럼 평가손을 하염없이 이연시키는 식의
투자전략이 근본적으로 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식의 매매패턴 때문에 우리증시의 시세안정성을 크게 해칠수 있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따라서 이제는 외국인 한도 확대를 마치 크리스마스파티를 위한 선물쯤으로,
외국인들을 한국증시의 영원한 봉 내지는 증안기금쯤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
과 외국인들간의 장외시장 프리미엄을 마치 유망종목 선정의 기준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기존의 장세접근방식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샀기 때문에 올라간 주가라면 외국인들의 매도로 인하여
하락할 수도 있다는 역발상도 해봐야 한다.

우선 당장은 그들의 매매동향과 한도소진율을 매일매일 점검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작업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일부 지수관련주들의 경우 진작에 한도소진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 신한증권 투자분석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