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은 감가상각이나 재고자산 평가방법 등을 바꿔 순이익을 실제보다
늘리거나 적자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증권거래소는 올해중 회계처리규정을 바꾼 24개사중 결산실적이 없는
4개사를 제외한 20개사는 회계기준을 바꾸기 전보다 순이익을 3천억원이나
늘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의 회계기준 변경후 순이익은 1천6백15억원으로 변경
전의 1천3백86억원 적자에서 대폭 흑자전환됐다.

회사별로는 LG반도체가 연구개발비의 상각방법을 바꿈으로써 올 상반기
실적을 1백53억원 적자에서 1백60억원 흑자로 전환한 것을 비롯, 한화에너지
극동건설 보락 한국컴퓨터 금강화섬 등을 포함 모두 6개사가 흑자전환됐다.

한국전력은 외화자산 평가방법을 바꿈으로써 올 상반기 순이익을 3백16억원
에서 1천1백5억원으로 늘렸으며 대한도시가스 한솔화학 등을 합쳐 10개사가
회계기준 변경으로 순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또 대한한공이 항공기에 대한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10년에서 13년으로 늘림
으로써 올 상반기 실적을 2천3백21억원 적자에서 1천3백44억원 적자로 적자
규모를 9백77억원이나 줄인 것을 비롯, 적자규모가 줄어든 회사도 4개사나
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와관련, "기업들이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현행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실제 주식투자를 할 경우엔 회계 변경에 따라
손익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찬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