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3강인 한국 중국 일본의 여류기사들이 초대 세계여류국수 등극을
향해 상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한국의 도은교6단 (이하 아마추어) 중국의 하이야난
6단 일본의 야마시다 치푸미5단 등이 각각 캐나다 스페인 루마니아선수를
꺾고 첫승을 신고했다.

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개막된 제1회 대한생명배 세계여자아마바둑
선수권대회 첫대국에서 한국의 여류국수 도은교6단은 예상대로 스텔라 창
(캐나다)에게 가볍게 불계승을 거두고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하이야난6단 야마시타5단 등도 역시 불계승을 거두고 1승대열에 합류,
바둑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또 대회 최대 복병으로 알려진 스웨틀라나 치크치나5단 (러시아)도
체코선수와 접전을 벌인끝에 10집반승, 예상대로 1승을 챙겼다.

이밖에 미셸킴 (홍콩) 모니크 베뷔 (프랑스) 우슐라 하브레히트 (독일)
쾨스체기티아나 (헝가리) 등 10명의 선수도 첫승을 신고했다.

이날 첫 경기를 펼친 결과 선수들간의 실력차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계가까지 간 대국은 2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12국이 불계로 끝난 것.

이번 대회는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대결하는 스위스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날 2라운드 경기가 끝나면 기력이 알려지지
않은 유럽선수들의 실력이 파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승부를 속단할 수 없지만 이번대회 우승은 1라운드에서 1승을 거둔
한 중 일 바둑3국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된다는 것이 바둑관계자의
예상이다.

여기에 한국에 바둑유학을 와 기력이 부쩍 늘고있는 스웨틀라나
치크치나5단이 가세, 이들 4명의 기사가 4강대열에서 불꽃튀는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