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지역 통화가 미국달러에 대해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동남아 통화위기는 오는 99년에 가서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한투자전문회사가 전망했다.

영국 내셔널 웨스트민스터은행의 투자회사인 "냇웨스트 마켓츠"는 1일
연구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지역은 99년이나 돼야 위기를 벗어날 것"
이라면서 싱가포르 달러.말레이시아 링기트.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빠르면
98년 하반기에, 필리핀 페소는 99년중반에, 태국 바트화는 99년말에
가서야 어느 정도의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동남아경제의 수출회복, 경기과열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통화가치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주요 요소라고 지적했다.

동남아 통화의 가치폭락은 지난 7월2일 태국의 관리변동환율제 실시이후
시작됐다.

7월초이후 바트화는 달러화에 대해 38%, 루피아화는 21%,링기트화와
페소화는 15%, 싱가포르 달러화는 5%씩 하락했다.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 1일 링기트, 바트, 페소, 싱가포르달러화는
미달러화에 대해 모두 하락했다.

반면 루피아화는 전날 인도네시아당국이 발표한 외환거래 통제조치로
약간 올랐다고 중개상들이 말했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인도네시아정부가 외화의 선물거래를 건당 5백만달러로
제한한 통제조치는 투기를 억제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자회사 스탠더드&푸어스 MMS의 분석가 앨리슨 셍은 "이같은
통제조치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투기를 막지도 못한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돼 왔다"고 말하고 동남아통화에 대한 정서는 아직도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 모건 그렌펠의 전문가 앵거스 암스트롱은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의 자본부족에 대한 만병통치약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는 근본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국내시장을
고립시키기 위한 방어조치"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이번
인도네시아정부의 조치와 유사한 조치를 실시한 적이 있으나 자국통화
가치하락을 막는데는 실패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