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에 지역연고 마케팅바람이 불고있다.

진로는 최근 "세계 제1의 진로소주는 충청인의 자랑"이라는 광고를
자사공장소재지인 충북지역신문에 집중적으로 게재하면서 연고지 다툼의
불을 댕겼다.

진로는 이 광고에서 진로쿠어스맥주와 소주공장등이 충북 청원과 괴산에
위치하고 있어 "진로는 충청도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강원도 홍천에 새로 공장을 완공한 조선맥주 역시 "하이트맥주는
강원도맥주"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지역 마케팅전에 뛰어들었다.

조선맥주는 한반도 지도를 바탕으로 홍천공장 위치를 강조한 병맥주를
만들어 강원도 지역에만 공급하고 있다.

시장을 영남등 전국으로 넓혀가고 있는 두산경월도 공장이 있는 강원도
에서는 강릉시와 공동으로 해변 음악회를 개최하는등 향토기업임을
내세우고있다.

이들 주류업체들은 특히 공장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에 장학금을 내놓거나
마을회관 건립비지원등 지역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방세 납세실적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굴러온 돌"이 향토기업을 자임하자 "박힌 돌" 업체들은 한편
당황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충청지역의 토착기업인 백학과 선양소주는 "진로의 향토기업 주장이
계속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월소주의 탄탄한 기반을 통해 강원도 지역 맥주시장 석권을 바라보던
OB맥주도 조선맥주의 "강원도 침입"에 몹시 긴장하고 있다.

금복주, 무학, 대선 등 영남 소주 3사는 두산경월과 라이선스계약을 맺고
생산하는 그린소주에 대해 "우리고장에서 만든 그린소주"라며 두산경월
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서명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