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둑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에서 꼭 프로로 입단하겠습니다"

긴 금발에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미모로 대국장의 시선을 한데
모으고 있는 미녀기사 스웨틀라나 치크치나(17.아마 5단)는 "세계
여자아마바둑선수권대회 성적보다는 프로로 입단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대표로 출전한 그녀는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한국에서 바둑공부를 하고 있는 바둑 유학생.

현재 인천바둑기사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녀는 "언어소통이 잘
안되고 물가가 비싼 것이 다소 불편할 뿐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프로입문이 목표이기 때문에 한국어 배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둑
공부에만 전념한다고.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러시아 여자아마추어 1인자이고 96년 유럽
여자아마추어선수권을 차지했다"고 덧붙이면서 자신의 기력을 은근히 자랑.

7년전 현역 교사로 재직중인 아버지 발레시(48.아마4단)로부터 처음
바둑을 배웠다는 그녀는 한국바둑이 세계를 휩쓴다는 데 매력을 느껴
천풍조 7단의 추천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