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관련책이 쏟아지고 있다.

출판시장이 세분화 전문화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다.

건축은 그 시대의 문화를 가시적으로 표현한 종합예술.

최근 출간된 건축관련서들은 장소와 공간 등 기본개념부터 세계적인 명소를
답사한 건축기행, 도시와 문명에 대한 철학적 검토, 구조및 디자인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건축의 도전" "장소의 논리" (김석철 외 저 현대건축사)와
"건축가 원대연의 여행 넘어서기" (원대연 저 전3권 플러스문화사),
"유럽건축순례" (박호재 저 문학동네),
"건축사학사 (데이비드 와트킨 저 우동선 역 시공사) 등이
한꺼번에 선보인 것.

한발 앞서 나온 건축가 윤승중씨의
"건축되는 도시, 도시같은 건축" (간향미디어),
김석철씨의 "세계건축기행" (창작과비평사)
"천년의 건축, 천년의 도시" (해냄),
정일영씨의 "건축구조 형태와 공간디자인" (대우출판사),
금우혜씨의 "한국의 건축가" (발원),
현영조씨의 "요철요" (건축도서출판공사),
오영근씨의 "건축디자인의 기초" (국제),
김동욱씨의 "한구건축의 역사" (동명사) 등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장소의 논리"는 세계적 건축가와 도시계획가 인류학자들이 "장소"에 관한
철학을 토론형식으로 엮은 책.

건축장소란 건축물과 도시의 물리적 위치고정이라는 단순개념이 아니라
철학 과학 예술 테크놀로지 정치의 5대 영역과 조화를 이루는 요소라는게
공통된 주장이다.

특히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장소는 전통적 인식체계를 뛰어넘는 의미.

이같은 혁신적 사고를 미래건축에 접목하는 방법이 들어 있다.

"건축가 원대연의 여행 넘어서기"는 건축설계 미술 인테리어 등 다방면에서
활약중인 저자가 우리나라와 중국 유럽 미국 등 세계건축의 명소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 것.

수원성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중원 미륵리 사지, 불국사의 석축과 계단 등
우리 건축문화의 정수에서 중국의 호아산 주장촌 소주, 이탈리아의 시에나
캄포광장, 독일의 로텐부르크, 미국 샌디에이고의 호턴 플라자, 인도의
엘로라 석굴사원까지를 섭렵했다.

"유럽건축순례"는 도시별 건축양식의 변화와 주거형태, 현대건축의 현주소
등을 기행문형식으로 다룬 것.

건물 전체가 거대한 프레스에 눌려 일그러진 것처럼 보이는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하이테크 건축의 진수로 꼽히는 퐁피두센터 등 눈길끄는 건축물들
이 소개돼 있다.

"건축사학사"는 유럽.미국 건축사를 개괄하면서 새로운 건축사 연구방법론을
제시한 이론서.

저자는 독일 미술사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독자적인 영국 아마추어
건축사학의 전통에도 주목하고 있다.

펩스너, 서머슨, 가디온 등 거장들의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요약했다.

1장에 실린 프랑스.이탈리아 건축사학 관련 자료들은 영어권 문헌에 의존해
온 세계건축사 연구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두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