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공 소속 TU134 여객기 사망자 65명의 시신이 4일 오후 모두
프놈펜시내 칼멧병원에 옮겨져 안치됐다.

현지 교민과 대표부 직원들은 전날부터 옮겨진 시신 중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21명의 시신을 따로 분리해 밤새 확인작업을 벌였다.

박경태 주캄보디아한국대표부 대사는 현재까지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18구의 시신 중 모두 16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나머지는 계속 확인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65명의 사망자 중 한국인은 모두 21명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앞서 호치민시에서 탑승한 한국인 승객은 4명으로 보도됐었으나
이정민으로 이름이 밝혀진 사람은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으로 밝혀졌다.

한편 사고기 추락원인은 인재가 아닌 천재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훈 센 제2총리가 캄보디아민간항공국 (CAA) 국장의 보고를 인용해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고기는 관제탑의 착륙허가를 받고 고도를 낮춰 내려오다
지상 2천m 가량 내려왔을 때 갑자기 광풍과 폭우가 쏟아지며 기체가
기우뚱하자 다시 올라가려 했으나 너무 낮게 내려와 상승하지 못하고
야자나무를 들이받아 폭발했다는 것이다.

사고기 잔해에서는 블랙박스 3개중 2개가 회수돼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항공사 관계자는 사고기의 기령이 12년된 것이기는 하나
호치민공항을 출발하기전 "매우 좋은 상태였다"고 밝히고 악천후로
조종사의 시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망자 65명의 국적별 분포를 보면 한국인 21명, 대만인 22명, 중국인
8명, 베트남인 6명, 캄보디아인 4명, 일본인 2명, 태국인 1명, 나머지는
영국과 프랑스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생존자인 태국 어린이는 다리에 골절상과 머리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은채 마중나온 삼촌과 태국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캄보디아 당국은 전날과 같은 주민들의 약탈행위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위해 추락현장 주변을 봉쇄했으며 굴삭기를 동원해 사체
발굴작업을 진행했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