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신인작가의 등용문이자 드라마 연출자들의 치열한 실험무대인
단막극을 잠정 폐지하기로 해 작품성 있는 드라마 제작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7월초 여름철 납량특집물 "97 신판 전설의 고향"을
시작하면서 토.일요일 두차례 방영하던 단막극 "테마드라마"를 잠정
중단했다.

이때 KBS는 16부작으로 기획한 "전설의 고향"이 끝나는 대로
"테마드라마"를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은 시청률 위주의 편성정책으로 인해 지켜지지
않았다.

"전설의 고향"의 시청률이 타방송 프로그램을 앞서가자 당초 8월말
종영 계획을 바꿔 4편을 늘려 14일까지 연장하더니 4편을 더 추가,
28일까지 내보내기로 한 것.

처음 계획에서 한달이나 더 연장돼 24부작으로 막을 내리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전설의 고향"을 끝내고 시청자들에게 단막극을 다시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10월 4일부터 또다른 형태의 주말연속극인
드라마스페셜 "아씨"를 편성했다.

아침드라마 "초원의 빛"후속으로 기획됐다 시간대가 변경된 "아씨"는
70년대초 TBC에서 방송돼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를 리바이벌한
작품으로 모두 50부작으로 예정돼 있다.

따라서 다른 방법을 통해 "테마드라마"가 부활되지 않는한 내년
3월까지는 KBS에서 단막극을 시청할수 없게 됐다.

이는 현재 MBC와 SBS가 각각 "베스트극장"과 "70분 드라마"를 통해
단막극을 선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막극이 사라짐에 따라 KBS 드라마 연출가들은 1회로 완결되는
작품성과 예술성 위주의 드라마를 제작할 수 없게 됐으며 시청자 또한
연속극과 다른 단막극의 묘미를 감상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