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금융불안에 따른 외환수요 폭증으로 다섯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환보유액은 경상수지적자 확대와 해외자금 차입난 등으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백11억4천만달러로
지난 7월말의 3백36억7천만달러보다 25억3천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권장하는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3개월분
수입액)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우리나라의 한달평균 수입액은 1백20억달러로 IMF권고치를 충족하려면
3백60억달러가량의 외화를 보유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말 2백91억달러를 고비로 증가세로 반전, <>4월말
2백98억달러 <>5월말 3백19억달러 <>6월말 3백33억달러 <>7월말 3백37억달러
로 4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해외차입이 어려워진 금융기관
에 대한 외화자금 공급이 늘어난데다 환율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보유외환 일부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경상적자 확대추세가 지속될 전망인데다
은행 종금사 등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난도 쉽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으로 미뤄 외환보유액은 당분간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특히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최근 통화위기를 겪었던 태국의
외환보유액 3백86억달러(96년말)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적으면
핫머니교란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어 외환위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액이란 국가의 지급불능사태에 대비하고 환율안정을 위해 중앙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대만(8백50억달러)이나 싱가포르(7백20억달러)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