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 홍성덕)가 97 세계연극제에 출품한
여성국극 "환향녀" (5~6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극이란 국악 (창과 판소리)에 극적 요소 (몸동작과 대사)를 혼합한
예술형태.

"환향녀"는 병자호란때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아녀자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조 인조 13년, 병조호란으로 인해 나라는 쑥대밭이 된다.

전쟁에서 승리한 청나라는 수많은 재물과 50만에 가까운 장정과
부녀자를 끌고 간다.

남편이나 가족이 돈을 모아 다시 사오거나 천신만고 끝에 탈출한
여인들은 조선으로 발길을 향한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따가운 시선뿐.

청군에게 몸을 더럽힌 계집이라 하여 고향사람들에게 배척당해
자결하거나 전국을 방랑하게 된다.

당쟁으로 북벌은 물 건너가고 환향녀 (고향에 돌아온 여인)들은 "어디로
갈꺼나"를 외치며 타향을 헤맨다.

연출자 김상열씨는 "망국의 여인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고통을 처절히
그려보고자 했다"며 "여성들의 가냘픈 목소리와 애절한 창이 극의 분위기를
잘 표현할수 있다고 생각돼 여성국극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최래옥 교수 (국문학과)는 "더럽혀진 여자들이란 의미로
아직까지도 "화냥년"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며 "오욕으로 얼룩진
민족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미 조금앵 박미숙 조영숙 등 50여명 출연.

문의 539-0303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