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가 내년 3월 판매에 들어갈 승용차 "KPQ"는 닛산의 맥시마를
기본으로 만든 모델이다.

맥시마가 미국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델인만큼 삼성 KPQ의
성능도 괜찮을 것이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맥시마와 같다.

시승차는 앞뒤에 위장막을 했으나 공장라인에서 본 KPQ는 앞부분과 뒷부분
이 맥시마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2천cc급인 KPQ-1이나 2천5백cc급인 KPQ-2 모두 헤드램프는 최근 유행하는
슬림형을 사용했고 라디에이터그릴은 KPQ-1이 역사다리꼴의 간단한 디자인을
채택한데 반해 KPQ-2는 가운데를 갈라 두조각 형태로 만들었다.

뒷램프는 KPQ-2의 경우 하나의 굴곡도 없이 일자형으로 뒷부분을 감싸고
있는 반면 KPQ-1은 가운데를 잘라내 번호판이 들어가도록 했다.

실내 디자인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시승차인 KPQ-2는 6기통 엔진을 달고 있다.

닛산이 적어도 2005년까지 사용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자랑하는 VQ엔진이다.

이 차의 최대출력은 1백90마력으로 동급 최고다.

부산공장의 주행시험로가 시속 1백60km를 내보는데 그쳤지만 제원표상의
최고시속은 2백20km로 적혀 있다.

차체가 묵직해 가벼운 일본차나 국산차보다는 유럽형이라는 느낌을 준다.

속도를 낼수록 밑으로 깔려드는 느낌이 차분한 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진동과 소음을 확실히 잡았다는 것.

위장막을 씌웠는데도 1백20km 속도에도 소음을 감지하기가 어렵다.

고속운전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고속 코너링에서도
바퀴가 들리는 재킹(Jacking)현상이 없었다.

닛산의 세계 기술특허인 멀티 링크 빔 서스펜션 덕분이라는게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가속성은 약간 마음에 들질 않는다.

정지상태에서의 급가속때나 주행중 가속 모두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느리다는 느낌이다.

양산시점까지 집중적으로 손을 봐야할 부분이다.

< 부산=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