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극심한 경기불황에 따른 판매난을 극복하기 위해 차값을
대폭 인하하는 "저가 공세"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미국산 수입차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가격 인하전이 유럽 지역의 수입차로도
대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차종에서는 동급 국산차보다 가격이 내려가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BMW코리아는 이달 한달동안 2천5백cc급 323i를 현금 일시불로 살 경우
종전의 5천60만원보다 7백60만원 싼 4천3백만원에 판다.

이 회사는 또 할부판매의 경우에도 선수금에 따라 최장 40개월까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수입차들과는 달리 그동안 가격인하에 상대적으로 인색했던 유럽
수입차가 이처럼 할인판매경쟁에 동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치케이프코리아의 특판은 수입차와 국산차간 "가격 역전" 현상의
대표적인 예.

이 회사는 지난달 2천5백cc급 GM 그랜드AM을 종전의 2천6백80만원에서
3백90만원 할인한 2천2백90만원으로 낮췄다.

이는 동급 국산차인 마르샤의 풀 옵션가 2천4백90만원에 비해 2백만원이나
싼 가격이다.

이같이 그랜드 AM의 가격이 동급 국산차보다 떨어지게 되자 계약이 폭주,
특판 실시 단 하루만에 97년식 재고분 17대가 완전 동이나는 선풍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또 4천6백cc급 고급 세단인 GM캐딜락 스빌STS에 대해서는 종전가
보다 1천5백만원을 낮춰 5천4백80만원에 파는 파격적인 할인판매를 단행했다.

이에따라 스빌STS는 평소보다 3배가량 판매가 늘었다는 것이 이 회사
영업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크라이슬러의 서울 강남, 경기, 제주도 지역의 메가딜러인 신원JMC도
매장 오픈을 기념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인기차종인 2천5백cc급
스트라투스LX를 3백15만원 내린 2천3백7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는 선택사양중 50만원 상당의 CD체인저 하나만 빠진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2천4백29만원이 풀 옵션가가 돼 마르샤에 비해 60만원 가량 싸다.

신원JMC는 이에 힘입어 특판기간 동안 하루 평균 8~9대를 팔아 "이만하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서는 짭짤한 성과"라는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와함께 이탈리아모터스도 재고정리 차원에서 란치아 3.0및 2.0,
쿠페피아트등 3개차종 50대를 30% 할인한 가격에 한정판매하고 있다.

란치아 3.0의 할인가는 국내 동급차종인 기아자동차의 엔터프라이즈 3.0
보다 1백70만원 싼 3천6백만원에 책정됐다.

그러나 수업차 업체에서는 이같은 저가공세가 경기침체와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 등에 따른 판매난을 근본적으로 개선시켜 줄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의 영향이 크겠지만 올 수입차 판매현황은 지난해
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형편"이라며 "최소한의 경비라도 뽑겠다는 궁여지책
에서 가격인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