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현란한 추동컬렉션으로 격찬받은 에트로의 대표 디자이너 킨
에트로(33)씨.

창업주 지모 에트로의 둘째아들인 그는 별도의 디자인수업을 받지 않았음
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인문학적 교양과 가업(텍스타일과 골동품)을 통해
길러진 심미안을 무기로 누구보다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해내는 것으로 유명
하다.

스위스에서 중.고등학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정치학, 밀라노대학에서
사학(18세기의 아라비아와 아프리카)을 공부한 다채로운 경력은 "에트로"를
"페이즐리무늬 왕국"에서 "수준높은 에스닉 브랜드"로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스닉을 희귀한 요소를 이용하는 손쉬운 방편으로 보는 시각은 낡은
것입니다. 각지의 풍습과 자연속에서 자라난 에스닉은 늘 새롭게 변형할수
있는 디자인의 보고입니다"

그가 에트로에서 일한 것은 84년부터.

기획과 디자인을 부분적으로 돕다가 96년부터 대표디자이너를 맡아 제품을
총괄하고 있다.

작품 구상은 주로 세계각국의 역사와 생활양식 민속의상을 담은 책을
읽으며 한다.

"전에는 각국의 다양한 풍물을 즐기며 작품을 구상했지만 지금은 독서로
여행을 대신한다"고.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데 대해 "동양여성들이
전통적이고 화려한 디자인을 좋아하기 때문인 듯하다"며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