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IBCA(International Bank Credit Analyst)가 국내
종금사에 대한 경영 실사에 나선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IBCA는 9일 한불종금 한국종금, 10일 LG종금 등을
방문해 기아사태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종금사의 경영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기아사태 이후 국제신용평가기관이 현장실사 차원에서 종금사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IBCA가 이전에도 종금사를 찾은 적은 있으나 대부분 신용등급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었다.

국내 종금사 가운데 IBCA의 신용등급을 받은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다.

S&P(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무디스와 함께 세계적인 국제신용평가기관으로
꼽히는 IBCA가 내놓는 신용정보는 주로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투자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IBCA가 방문하는 종금사도 유럽계 금융기관과 외환거래 또는
러시아국채 등의 동구권 채권 거래가 많은 곳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IBCA의 조사결과가 유럽계 금융기관의 종금사에 대한 외화대출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불종금 유경찬 이사는 "기업어음(CP)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CP를 매출하면서 불법으로 지급보증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