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증시가 경기연착륙 논쟁으로 95년 한해를 허송세월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96년이후부터 현시점에 이르기까지
또다시 경기저점 예측논란으로 2년간의 세월을 아깝게 흘려보내고 있다.

물론 경기저점 예측이 중요치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예측력의 정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될때 해당되는 것이지
매번 전망치를 수정하기에 급급하다면 문제는 본질적으로 달라지게 된다.

더군다나 주식투자처럼 시간을 사고파는 경우에 있어선 3개월이상의
시간상 오차는 바로 투자의 실패로 직결될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96년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저점 예측놀음이 과연 무슨 실익이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식투자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피터린치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지난 2년간
경기저점 예측과 관련된 우리증시의 행태에 대하여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장세의 좋고 나쁨을 묻지 마라.

주식시장은 일반경제와 어떤 연관을 가지지 않을수 없는 바, 장세를
예측하려고 시도하는 방법의 하나는 경기후퇴.활황 또는 금리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확실하게 금리의 변동을 예견할수 있단 말인가.

미국에는 6만명의 경제학자들이 있으며 그둘중 다수가 경기흐름과 금리를
예측하는 것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연속 두번만 성공적으로 그일을 해냈더라면 지금쯤
백만장자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아직도 수입을 위해 직장에 매여 있다"

만약 피터린치의 이와 같은 주장에 공감한다면 이제는 매번 틀리기만 하고
또한 저점을 기록한다손 치더라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도 힘든
경기저점 예측에 대한 소모적인 논란이나 지수상의 장세흐름에 집착하기
보다는, 종목 하나하나에 대한 대세분석작업에 치중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일
것이다.

특히 기술적 분석차원에서는 대량거래와 함께 적삼병을 빈번하게 출현시키는
종목들에 대해서는 대세의 차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 신한증권 투자분석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