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김정호 기자]

쌍용자동차의 해외 협력선인 독일 벤츠사가 쌍용의 생산라인을 이용해
국내에서 벤츠차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벤츠는 이를 위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관차 독일을 방문중인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과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관을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체류중인 국내
자동차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벤츠가 국내에서 벤츠차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쌍용과 협상중"이라며 "중국시장 진출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 벤츠는 쌍용이 아시아 지역의 생산거점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기업으로 판단해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은 벤츠의 증자 참여 규모에 따라 벤츠의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쌍용과 벤츠측이 증자규모에 대해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츠는 당초 삼성을 공동생산 파트너로 고려했으나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이 장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데다
승용차를 직접 생산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기술제휴를 통해 무쏘,
이스타나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쌍용을 최적파트너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벤츠는 국내생산뿐만 아니라 쌍용의 판매망을 이용한 국내
직판체제도 추진중이지만 GM도 쌍용의 국내판매망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쌍용그룹은 "벤츠와 모든 협력방안을 놓고 협상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까지는 양측간에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은 이날 벤츠측 최고경영진과 만나 자동차
공동생산및 판매 방안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