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백85회 정기국회가 예년보다 30일 줄어든 70일간의 일정으로 10일 막을
올린다.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는 무엇보다 고비용 정치구조 혁파를
위한 정치개혁입법의 여야 단일안 마련과 선거관련 선심성 예산배정 공방 등
내년 예산안 심의를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샅바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개혁입법은 여야가 이달말로 타결시한을 정해놓고 있으나 지정기탁금
폐지여부 등 핵심쟁점을 놓고 시각차가 뚜렷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권단일안을 기초로 이달말까지 개혁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되 지정기탁금문제는 야당안대로 관철될 수
있도록 대여 압박투쟁을 벌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신한국당은 그러나 지정기탁금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심의의 경우 야권은 여당이 집권당 프리미엄을 이용, 선심성 예산을
집중적으로 편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심의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부여당이 대선을 의식해 전년대비 6.5~6.9% 늘어난
팽창예산을 짜려 하고 있다고 판단, 현재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5%선
이내의 긴축예산을 편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관변단체 지원 삭감, 통합의료보험 실시, 연기금 운영개선 등을 통해
정부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국민의 조세부담이 늘어나는 무리한
사업비 증액을 견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야당은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경부고속철도 부실화
문제, 신한국당 이회창대표 두 아들 병역면제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여야 대선후보간 대리전 성격의 공방전도 불을 뿜을
전망이다.

신한국당은 이와 관련, 야권이 이대표 아들들의 병역면제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등 국회를 정치공세할 경우 야권의 김대중 김종필총재 등의 전력을
집중 거론, 정면 맞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정기국회는 또 회기단축으로 인해 상임위 활동기간이 크게 줄어들어
정부가 처리를 계획하고 있는 금융개혁법안 등 각종 법안의 졸속심의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높다.

특히 여야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대선전에 전력투구할 것이 분명해 후반에
가면 "파장" 국회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손상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