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이 이회창 대표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이고문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선은 당내 행사가
아닌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경선결과에 따라 선출된 이회창 대표를 중심으로
모든 당원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해 당내 비주류측에 경선결과 승복을
촉구했다.

당 대표직을 물러난뒤 경선출마를 준비하다 중도에 포기한 이후 처음 가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고문은 간담회 내내 "정치발전 단계론"을 피력하며
후보교체론의 부당성을 반박했다.

이 고문은 문민정부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인 혼란을 예로 들었다.

그는 권위주의 시대와 민주주의 시대의 중간에 위치한 문민정부의 어정쩡한
입지를 설명했다.

이는 문민정부가 독재정권과의 차별화를 위해 권위주의를 추방하는데 골몰
했지만 실상은 민주주의적인 제도와 관행의 정착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현재의 정치적 혼란을 일소하고 한단계 성숙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선승복이라는 민주적인 관행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고문은 또 이대표의 지지율 하락, 이인제 경기지사의 출마설 등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이고문은 이대표의 여론지지도 하락과 관련, "여론은 이를 소화하고 일관성
있게 처리하는 체제가 확립됐을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경선 승복이라는
제도화된 정치에서 여론을 수렴해야 하며 여론이 민주주의의 제도화보다
앞서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대표가 권력분산과 역할분담의 제도화를 당론으로 공식화하겠다
는 의지를 밝힌 것은 잘한 일"이라며 "우리 당이 정책정당으로 면모를 다시
확인 힘을 합쳐 대선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인제 지사의 대선 독자출마 움직임에 대해 이고문은 "경선을 처음해서
연습이 부족했다"면서 "경선이 끝난뒤 각자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나
민주주의 정착에 함께 주력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