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시의 할머니댁에 갔을 때 집 뒤쪽 천장에 흙으로 된 굴모양의
이상한 집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43회 전국과학전람회 학생부 대통령상을 받은 대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 6학년 이성훈(12), 도재록(12)군의 "귀제비집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우리들의 탐구"란 작품은 이군의 남다른 "호기심"으로
완성됐다.

귀제비는 왜 다른 제비와 달리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는 집 뒷쪽이나
옆쪽의 천장에 모래가 많은 흙으로 집을 짓는 것일까.

이군과 도군은 이 의문을 풀기위해 지도교사인 최숙희(43) 선생님과 함께
3월부터 8월까지 대구인근 4개 시군을 샅샅이 뒤져 귀제비의 독특한
집구조와 기능을 분석했다.

"귀제비가 건물 뒤나 옆에 입구가 좁고 길며 안이 넓은 굴모양의 집짓는
것은 보온과 환기를 위해서고 겉을 오돌도톨하게 만드는 것은 집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모래가 많은 흙을 쓰는 것은 짧은 시간에 튼튼한
집을 지으려는 것이고요"

때론 귀제비집을 부수고 떼어내기도 해야해 강남에서 돌아올 귀제비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해보는 탐구활동의 재미를
포기할수는 없었다.

부서진 집자리에 각도를 조금 달리해 새집을 짓고 새끼낳을 준비를
하는 귀제비가 너무 고마워 박수를 쳐주며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상금은 조금 떼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 쓴 뒤 과학책을 많이 사서
실컷 읽겠다는 이들은 과학의 기본원리를 알아내는 과학자 (성훈)와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별을 찾아 지구의 인구와 자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주과학자 (재록)가 되는 게 꿈이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