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시험에서 면접이나 적성검사가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공분야의 지식을 묻던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아예 면접만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구조나 기술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이 단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보다는 변화에 잘 적응하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접과 직무적성검사의 대비책을 알아본다.


[ 면접 ]

"내용파괴 형식파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내용과 형식면에서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질문내용이 가족관계나 성장배경 등 의례적인 것에서 지원자의
성격이나 창의력을 종합 판단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당신에게 1억원이 생긴다면 어디에 쓸 것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대응과 논리적인 추론과정을 살피는 것이다.

면접장소를 사무실이 아닌 술집이나 운동장 공원 등으로 옮기거나 동료
선배사원 주부모니터 등을 면접관으로 활용하는 등 형태파괴도 두드러진다.

"무엇을 전공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얼마나 업무에 열성적이고 조직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느냐가 문제다.

여기에 외국어나 컴퓨터를 잘하면 금상첨화다"라는 한 인사담당자의
말대로 면접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들도 새로운 면접형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해
졌다.

기업들의 면접은 보통 1,2차에 걸친 실무진의 테스트, 주제토론, 임원진
면접 등 다양하고 까다롭게 진행된다.

또 단순한 질의응답식이외에 프리젠테이션이나 집단토론 등 형식이 다양해
지고 있다.

수험생들이 면접장에 도착하면 인사담당 직원들이 나와 면접을 받는
요령에 대해 설명해 주는게 보통이다.

면접장소에 들어가게 되면 너무 위축되지 말고 평소대로 자신감있게
대처하는게 중요하다.

인사담당자들은 면접을 잘하는 요령을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것"
이라고 잘라말한다.

수년간 면접을 해온 면접관들은 첫눈에 지원자의 자질을 파악해버리는
"반관상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르는 것을 억지로 감추려해도 금방 탄로난다.

또 대답을 잘하려는 의욕이 너무 앞서면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하고 경직돼
손해다.

예측불허의 질문을 받았을 경우도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성실하게 대답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면접을 보기전 해당기업에 먼저 입사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미리
예행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그룹별로 면접포인트가 다르므로 미리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사전지식과 정보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 직무적성검사 ]

필기시험의 폐지 대신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것이 직무적성검사이다.

직무적성검사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보통 면접을 보기
직전에 실시된다.

적성검사의 성적은 당락여부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입사후 부서배치를 할
때도 중요한 참고기준으로 쓰이고 있다.

삼성 LG 선경 쌍용 효성 한라 등이 입사시험에서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이다.

삼성그룹은 SSAT, LG그룹은 FAST를 자체적인 적성검사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올상반기부터 신입사원채용에 EQ(감성지수)를 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EQ란 IQ(지능지수)와 대칭되는 말로 자신이나 타인의 감정을 어떻게
파악하고 대응하느냐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직무적성검사는 저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대부분 기초적인 업무능력조사와
성격검사로 나뉘어져 있다.

"상사와 의견이 충돌했을 때는 어떻게 하겠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놓고
대응법을 살펴보는 것이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직무적성검사는 윤리시험처럼 특별한 정답은 없다"며
"적극적이고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