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추석자금이 대거 빠져 나가고 있는데다 추석이후의 자금사정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자금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2조원을 RP(환매채)로 시중에 풀면서
이틀 연속 3조원을 공급했는데도 이날에만 1조5천억원정도의 추석자금이
금융권에서 기업이나 가계로 빠져 나가면서 우량기업의 회사채가 많았는데도
매수세가 끊기다시피해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이 연 12.40%로 전일보다
0.05%포인트 올랐다.

5일만에 0.22%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5월8일(연 12.45%)이후 최고치다.

은행의 당좌대출금리도 하룻새 0.5%포인트 올랐다.

콜시장에서는 추석을 넘기고 보자는 심리가 팽배, 하루짜리 콜자금거래는
실종되다시피하면서 이날 금리가 연 13.49%로 전일보다 0.23%포인트 상승
했다.

3개월짜리 CP(기업어음) 할인율은 13.30%로 전일보다 0.1%포인트 올랐고
3개월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수익률도 전일보다 0.1%포인트 상승한 연
13.40%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오는 29일 부도유예협약 적용이
끝나는 기아사태의 해법이 불투명한데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푼 자금이
추석이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
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이 이날도 RP(환매채)를 지원함에 따라 시중에공급한 돈은 현재
3조3천7백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모두 추석이후를 만기로 하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추석전에 추가자금지원은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은행권의
사정에 따라 신축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 남궁훈 차장은 "금융권에서 추석자금이 빠져 나가기 시작한데다
돈이 남아도는 일부 은행도 추석 가계대출수요를 의식, 제때 돈을 내놓지
않으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