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김정호 기자]

김석준 쌍용그룹 회장은 "벤츠는 아시아 시장의 생산거점으로 쌍용을
원하고 있으며 쌍용도 벤츠와의 제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길
원한다"고 말해, 독일 벤츠사가 쌍용자동차를 통해 국내에서 벤츠차를
생산키로 양측간에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회장은 10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벤츠가 한국내에서 현지 생산에 들어갈 경우 국내 고급 승용차 시장과
수입차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회장은 "벤츠는 그동안 동남아와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검토해 왔으나
부품산업 여건 미비등의 이유로 이 지역에서의 생산은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노조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나 협력업체 기반과 품질이 뛰어나며 더욱이 쌍용과 많은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쌍용과의 제휴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그러나 벤츠와의 쌍용자동차 지분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독일의 유력 일간지 "디 벨트"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벤츠가
쌍용자동차 지분 가운데 50%이상을 넘겨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김회장
은 "우리만의 이야기라면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상대가 있는
이야기라서 곤란하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