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로부터 우리민족의 삶과 철학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의
소리를 찾고자하는 모임이 있다.

동화은행의 동호회 모임인 "동화은행 풍물단"이 바로 그들이다.

이 지구상에는 많은 음악이 있지만 우리의 풍물만큼 자연의 소리를
느끼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풍물의 소리, 즉 쇠 장고 북 징 등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땅과 하늘의
조화로움을 풀어낸다.

쇠소리는 천둥과 번개, 잦게 몰아가는 장고는 비소리를, 둥실대는 북은
구름을, 여운을 주는 징은 바람을 상징한다.

이들 네 악기가 기묘하게 조화를 이뤄 때로는 질풍처럼 포효하고 때로는
다소곳이 소곤대면서 우리네의 신명을 달군다.

동화은행 풍물단은 지난 93년 10월에 발족했다.

당시 동화은행은 신생조직으로서 조직의 결속을 위해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와 친목도모를 통한 조직문화 형성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완전 초보(?)였던 우리 풍물단은 발족 한달만에 은행의 연말 축제행사에
출연, 낯뜨거웠던 초연을 시작으로 은행 대내외 행사에 자못 단골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지점 신설시에는 지역주민들에게 우리은행의 개점을 알리는 길놀이도
나선다.

특히 기억에 남는 행사로는 95년의 동화은행 우수고객 초청 행사에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찬조 공연의 영광을 누렸던 일을 들 수 있겠고,
대외적으로는 지난해 영동지방의 최대 민속잔치인 강릉 단오제에 참가하여
풍물겨루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 직장인으로서는 결코 맛보기 쉽지
않은 경험을 했다.

우리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일과후 오후8시께 은행 강당에서 연습모임을
갖는다.

2시간가량 심장의 고동과 맥박을 꿈틀거리게 하는 힘과 흥겨움을 가진
풍물소리에 젖다보면 어느덧 업무의 피로는 씻은듯이 사라지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듯한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

연습후에 갖는 시원한 생맥주 한잔의 뒤풀이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