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유럽진출 한국기업의 과제 .. 김동기 <고려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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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 고려대 교수.경영학 >
필자는 최근 한국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 헝가리 폴란드 및 체코를 방문
하고 돌아왔다.
대우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이 모두 진출해 있는 현지에 가서 보고 느낀
소감을 적어 보고자 한다.
현대종합상사는 9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지사를 설치하여 자동차 타이어
등을 수출하고 있는데 96년도 수출실적은 1천3백만달러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90년5월에 설치된 지사가 자동차 및 원동기 등을
2천9백만달러어치 수출하였는데 93년8월엔 자동차판매법인을 별도로 설립
하여 96년에 2천2백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체코의 프라하에도 92년5월에 지사를 설치하였는데 96년에 자동차 타이어
튜브 등 4천2백만달러 상당액을 수출하였다고 한다.
한편 삼성그룹은 90년 삼성전자의 헝가리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여
컬러TV, 백색 가전제품 및 정보통신기기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90년도 매출
실적은 6천6백만달러였다.
3명의 삼성 주재원이 2백83명의 현지인을 고용하여 연간 40만대의 컬러TV와
VCR 냉장고 모니터 및 무선전화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체코 프라하에는 92년에 설치된 삼성지점이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를
한국에서 수입해다가 팔고 있는데 96년 매출액은 4천4백만 달러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90년에 설립된 삼성전자의 판매법인이 47명(삼성
주재원 4명)의 현지인을 채용하여 국산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데 96년 매출액은 3천2백만달러에 달하였다.
대우는 88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본금 5천만달러로 "대우은행"을
설립하여 대우주재원 3명이 현지인 97명을 고용, 96년 9백만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한다.
시내 중심가에 지상 8층짜리 은행건물도 신축중에 있었는데 한국기업으로
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한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옛 비행기공장을 개조한 트럭공장을 인수하여 트럭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98년에 신모델이 나오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폴란드 최대의 승용차 공장인 FSO공장과 컬러TV 및
세탁기를 생산하는 대우전자 공장이 있다.
대우에서 파견된 41명의 임직원이 1만4백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하여
"신폴리네츠"라는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이 FSO공장은 대우가 인수한지
1년만에 정상가동으로 들어가서 96년 한햇동안 6만4천여대의 신폴리네츠
승용차와 티코 8천7백93대, 에스페로 8천49대를 각각 생산하였고 루브린에
있는 트럭공장에서는 픽업트럭 1만7천여대를 생산 판매하였다고 한다.
바르샤바 근교에 있는 컬러TV 및 세탁기 공장에서는 공장준공후 3년만에
초년도의 4배에 달하는 54만8천여대의 컬러TV와 3만4천여대의 세탁기를 생산
판매하였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컬러TV가 9천1백30만달러, 세탁기가 5백80만
달러에 달하였다.
아직 일본기업이 별로 진출하지 않고 있는 이들 동구 3개국에 한국기업들이
90년대초에 진입한 것은 모두 잘한 일이었다.
앞으로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나 해외진출시 유의해야 할 점 몇가지를
지적해보고자 한다.
첫째 틈새시장(Niche market)인 동구 3개국을 뚫고 들어간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지만 진출국의 언어 문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및 국민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현지인 관리에 있어서 가끔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앞으로는 현지인의 한국이해 못지 않게 한국인의 진출국 이해증진을
위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둘째 국내기업이 현지의 전 국영기업이나 전 국영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곳에 인수를 하게
되면 제한된 경영자원과 경영관리능력 때문에 부실기업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어 경영개선과 수지개선의 가망이 없는 현지기업은 가급적 인수나
매수-합병을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루마니아나 불가리아에 들어간 한국 자동차회사, 특히 공장을 인수한
자동차회사는 매출이나 수지상태가 좋지 않아 잘못된 투자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셋째 한국기업이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이 되고, 한국 기업이 생산한 한국
제품이 국제 수준급의 세계적인 일류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은
투자든 수출이든 미국 일본 EU국가 등 선진국 시장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선진국에서도 잘 팔리는 상품이 중진국이나 후진국에서도 잘 팔리기
때문에 동구의 구 공산국가 진출 못지 않게 선진국진출 성공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예 선진국시장진출을 줄여나가거나 포기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봐서는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비록 구 동구권진출에 성공했다고 하여
거기에 안주, 선진국진출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넷째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있어서 자본비용이나 금융비용이
가장 저렴하고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3세기에는 친기즈칸이 무기를 들고 동구라파와 중앙구라파를 쳐들어왔는데
요즘엔 제2의 친기즈칸 후예들(한국인들)이 자본 기술 상품을 들고 침입(?)
해왔다고 생각하는 동구인들이 많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걸고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동구진출 한국기업의 주재원(임직원)들에게 본국의 정부나 국민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노고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8일자).
필자는 최근 한국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 헝가리 폴란드 및 체코를 방문
하고 돌아왔다.
대우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이 모두 진출해 있는 현지에 가서 보고 느낀
소감을 적어 보고자 한다.
현대종합상사는 90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지사를 설치하여 자동차 타이어
등을 수출하고 있는데 96년도 수출실적은 1천3백만달러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90년5월에 설치된 지사가 자동차 및 원동기 등을
2천9백만달러어치 수출하였는데 93년8월엔 자동차판매법인을 별도로 설립
하여 96년에 2천2백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체코의 프라하에도 92년5월에 지사를 설치하였는데 96년에 자동차 타이어
튜브 등 4천2백만달러 상당액을 수출하였다고 한다.
한편 삼성그룹은 90년 삼성전자의 헝가리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여
컬러TV, 백색 가전제품 및 정보통신기기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90년도 매출
실적은 6천6백만달러였다.
3명의 삼성 주재원이 2백83명의 현지인을 고용하여 연간 40만대의 컬러TV와
VCR 냉장고 모니터 및 무선전화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체코 프라하에는 92년에 설치된 삼성지점이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를
한국에서 수입해다가 팔고 있는데 96년 매출액은 4천4백만 달러였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90년에 설립된 삼성전자의 판매법인이 47명(삼성
주재원 4명)의 현지인을 채용하여 국산 가전제품과 정보통신기기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데 96년 매출액은 3천2백만달러에 달하였다.
대우는 88년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자본금 5천만달러로 "대우은행"을
설립하여 대우주재원 3명이 현지인 97명을 고용, 96년 9백만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한다.
시내 중심가에 지상 8층짜리 은행건물도 신축중에 있었는데 한국기업으로
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한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옛 비행기공장을 개조한 트럭공장을 인수하여 트럭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98년에 신모델이 나오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폴란드 바르샤바에는 폴란드 최대의 승용차 공장인 FSO공장과 컬러TV 및
세탁기를 생산하는 대우전자 공장이 있다.
대우에서 파견된 41명의 임직원이 1만4백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하여
"신폴리네츠"라는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이 FSO공장은 대우가 인수한지
1년만에 정상가동으로 들어가서 96년 한햇동안 6만4천여대의 신폴리네츠
승용차와 티코 8천7백93대, 에스페로 8천49대를 각각 생산하였고 루브린에
있는 트럭공장에서는 픽업트럭 1만7천여대를 생산 판매하였다고 한다.
바르샤바 근교에 있는 컬러TV 및 세탁기 공장에서는 공장준공후 3년만에
초년도의 4배에 달하는 54만8천여대의 컬러TV와 3만4천여대의 세탁기를 생산
판매하였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컬러TV가 9천1백30만달러, 세탁기가 5백80만
달러에 달하였다.
아직 일본기업이 별로 진출하지 않고 있는 이들 동구 3개국에 한국기업들이
90년대초에 진입한 것은 모두 잘한 일이었다.
앞으로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나 해외진출시 유의해야 할 점 몇가지를
지적해보고자 한다.
첫째 틈새시장(Niche market)인 동구 3개국을 뚫고 들어간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지만 진출국의 언어 문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및 국민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현지인 관리에 있어서 가끔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앞으로는 현지인의 한국이해 못지 않게 한국인의 진출국 이해증진을
위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둘째 국내기업이 현지의 전 국영기업이나 전 국영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곳에 인수를 하게
되면 제한된 경영자원과 경영관리능력 때문에 부실기업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어 경영개선과 수지개선의 가망이 없는 현지기업은 가급적 인수나
매수-합병을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루마니아나 불가리아에 들어간 한국 자동차회사, 특히 공장을 인수한
자동차회사는 매출이나 수지상태가 좋지 않아 잘못된 투자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셋째 한국기업이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이 되고, 한국 기업이 생산한 한국
제품이 국제 수준급의 세계적인 일류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은
투자든 수출이든 미국 일본 EU국가 등 선진국 시장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선진국에서도 잘 팔리는 상품이 중진국이나 후진국에서도 잘 팔리기
때문에 동구의 구 공산국가 진출 못지 않게 선진국진출 성공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예 선진국시장진출을 줄여나가거나 포기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봐서는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비록 구 동구권진출에 성공했다고 하여
거기에 안주, 선진국진출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넷째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있어서 자본비용이나 금융비용이
가장 저렴하고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조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3세기에는 친기즈칸이 무기를 들고 동구라파와 중앙구라파를 쳐들어왔는데
요즘엔 제2의 친기즈칸 후예들(한국인들)이 자본 기술 상품을 들고 침입(?)
해왔다고 생각하는 동구인들이 많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걸고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동구진출 한국기업의 주재원(임직원)들에게 본국의 정부나 국민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노고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