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10월10~18일)
참가작 2편이 영화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PIFF 집행위원회 (위원장 김동호)가 밝힌 올해의 출품작은 33개국의
1백66편.

"아시아영화의 창" "뉴 커런츠" "와이드 앵글" 등 9부문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이중 화제작은 "아시아영화의 창"에 출품된 "부에노스 아이레스"
(Happy Together, 감독 왕가위)와 "하류" (The River, 감독 차이 밍 량).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동성애 장면 때문에 7월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작품이지만 유망한 아시아 영화를 소개한다는
"아시아 영화의 창"의 취지에 부합돼 초대됐다.

영화제 초대가 수입불가 판정과 무관하다 하더라도 일반상영의 전단계일수
있다는 예측때문에 주목을 끌고 있는 것.

실제로 이 작품이 선정된 데는 올해 칸영화제 그랑프리수상작이라는
사실외에 수입사 모인그룹 (대표 정태진)의 꾸준한 노력이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인그룹은 8월19일 PIFF 집행위에 왕가위 사진전 및 포스터전 수익금
(약 2백만원)을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하류"는 "애정만세"로 유명한 대만 감독 차이 밍 량의 신작.

부자간의 동성애를 암시해 올해 칸영화제 필름마켓에서도 논란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PIFF 집행위측은 "문체부와 공륜이 내년부터는 출품작 심의를 면제해
주기로 했으며 "부에노스 아이레스" 무삭제 상영도 이런 분위기속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96년 PIFF에서 "크래쉬"의 자진삭제가 파문을 일으킨 것등을 의식해
"국제영화제에서 만큼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는
설명이다.

영화 매니아들은 두 작품의 원작 상영에 대해 전폭적으로 환영하면서도
"영화제를 통해 면죄부를 줘 결국 상영할 영화를 불과 몇달전에 수입
불허하는 당국의 일관성없는 태도는 시정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