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만 < 성균관대 교수 >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제품들도 품질 고급화로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선진국의 "LOW-END"시장에서 개발 도상국의 "MIDDLE-END"시장으로 우리의
수출 창구가 바뀌고 있는 현상도 이러한 가격경쟁력에 의한 수출경쟁력의
확보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다.

그래서 제기되고 있는것 가운데 하나가 우리상표의 상표자산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엔저시대"에서도 불황의 늪에 덜 빠지게 가격경쟁력 말고도 상표경쟁력을
갖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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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자산면에서 본다면 우리기업 가운데 어느 한 기업도 세계적인 상표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1996년의 영&뤼컴 조사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상표자산은 4백34억달러,
코닥은 1백33억달러, 펩시콜라 89억달러, 소니 88억 달러, 리바이스 73억달러
네슬레 36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며 마이크로 소프트와 IBM도 1백억달러
이상의 상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표자산은 제품의 속성들이 제공하는 효용에 추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상표의 파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표자산을 형성하기 위해 최근들어 "우뇌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뇌 마케팅"이란 말 그대로 우뇌(right-side brain)를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과 상표전략을 일컫는다.

인간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분되는데, 우뇌는 영상을 떠올리고, 상상력을
일으키고, 행복감 성취감을 느끼고, 정열과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좌뇌가 단기적인 암기를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면, 우뇌는 영구적인 기억
형태로서 사물을 자신만의 기호와 영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뇌에 저장되는 자신만의 기호와 영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적으로
새로운 연상과 결부되어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코카콜라에서 "New coke" 를 도입했을 때, 코카콜라의 기존고객들은 자신
들이 가지고 있던 코카콜라의 우뇌 이미지(즉 미국의 상징,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와 새로운 코카콜라의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음으로 해서 깊은 혼동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고 이러한 우뇌 이미지의 혼동은 배신감으로 발전되어
소비자들은 거세게 항의를 하고 새로운 코카콜라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취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루야마 시게오 박사는 "뇌내혁명"이라는 저서에서 뇌내 모르핀을 많이
분비할수록 몸과 마음이 더욱 활기차게 된다고 강조하였다.

뇌내 모르핀이 분비되기 위해서는 우뇌를 이용하여 영상을 떠올리는
이미지 트레이닝과 플러스 발상법을 몸에 익혀야 한다고 했다.

만약에 자사의 상표가 소비자에게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우뇌활동으로 뇌내 모르핀의 분비가 촉진될 것이다.

상표가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기다림으로 설레이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상상은 소비자에게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시켜 더 큰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상표자산을 구축하고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잠재고객들에게 계속적
으로 자사 상표에 대한 상상을 하도록 유도하여야 하며, 상표 자체가 소비자
의 상상을 촉진할 수 있도록 상징이나 로고, 상표명을 결정하여야 한다.

이와같이 우뇌 마케팅은 크게 상표에 대한 기대와 상상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상표구매행위를 긍정적 의미로서 인식시키는 두가지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다.

<>상표에 상상력을 부여하라

소비자가 우뇌를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표에 대한 상상을 떠올리게
하여야 한다.

상상을 통한 영상 이미지는 우뇌를 이용하게 만들고, 우뇌를 사용하게
되면 뇌내 모르핀 분비가 활성화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의 상표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관리자는 자사의 상표가 소비자에게 상상을 떠올리게 하는 능력이
있는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삼성자동차의 광고를 생각해 보자.

보일듯 말듯 차체의 윤각만이 간접 조명으로 드러나며,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있노라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상상의 나래로
들어가 실내장식이며 자동차의 디자인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된다.

즉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우뇌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우뇌 마케팅은 소비자가 자사 상표에 대하여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더이상 상상이 불가능해진 상표는 생명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뇌마케팅의 첫번째 단계로 소비자의 상상속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

소비자가 각 제품군에서 떠올리는 상상은 제품군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풀무원식품은 이러한 소비자의 상상을 잘 활용하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쇼핑을 할 때, 특히 식료품을 살 때는 남편과 아내가 어린
딸들과 오붓이 식탁에 둘러 앉아 즐거운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책임을 확인하는 그러한 상상을 할 수 있다.

풀무원 상표는 가족에 대한 사랑 책임 믿음을 상징적으로 연상시킴으로
해서 소비자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우뇌 마케팅의 상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미국 시장에 고급 승용차를 성공적으로 도입하여
매출과 이익을 올린 성공사례로 많이 인용된다.

그러나 그 당시를 다시 살펴보면 일본 자동차는 80년대의 "엔고"현상으로
가격경쟁력이 점차로 떨어지고 있었으며, 신흥공업국 저가격 모델들의 추격을
받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일본차=저가격 소형차"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있으므로 일본차
를 고급차로 인식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때 일본자동차 회사에서 자사임원들을 미국의 상류계층 가정에서 6개월~
1년씩 살게 하면서 미국의 상류계층 사람들이 상상하는 고급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연구하게 하였다.

그리고 혼다 도요타 닛산의 의미와 고급차의 의미가 서로 상충되지 않도록
광고와 상표전략에서 제조업체의 이름을 전혀 부각시키지 않았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제품군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상은
소비자의 문화, 사회계층, 생활양식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고객의 잠재의식 세계를 분석하는 것도 구체적으로 촉진하여야 할 영상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잠재의식의 세계에서 인간은 우뇌활동이 매우 활발해진다고 한다.

잠재의식의 세계에서 하나의 제품이 인간에게 갖는 의미와 가치체계를
발견하여 상표와 연계함으로써 상표가 갖는 상상을 강화시킬 수 있다.

LG그룹에서 "사랑해요 LG"라는 기업 광고를 히트시켰는데 사랑이란 이상적
이고 완전한 상상의 세계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

<>상표구매를 플러스 발상과 연계시켜라

프랑스의 심리학자 E 쿠에 박사에 따르면 "마음속에 두가지 생각이 있는
경우, 병렬상태로 존재할 수는 있으나 서로 겹쳐질 수는 없다"고 한다.

플러스 발상이 마음을 채우게 되면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상표구매 경험이 플러스 발상을 일으키면 플러스 발상에 의하여 우뇌에서
뇌내 모르핀 분비가 촉진되고 이는 다시 즐거움과 설레임의 느낌을 강하게
하며 상표 연상을 호의적이고(favorate) 강력하게(strong) 만들어준다.

플러스 발상은 명상에 잠겨 자신만의 세계에 열중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상표가 명상과 열중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먼저 밝혀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상표가 연계될 수
있다면 상표는 플러스 발상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나이키라는 상표는 항상 최고를 추구하는 스타를 광고모델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프로페셔널리
즘의 모습이야말로 플러스 발상의 극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플러스 발상의 상표연상은 소비자로 하여금 적극적인 사고방식,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하고 인생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며,
그 소비자에게 상표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강력하고 호의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제는 우뇌 마케팅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자사 상표가 경쟁사보다 특정한 제품속성면에서 경쟁우위를 갖는 것 만으로
는 우뇌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성공적인 우뇌 마케팅은 상표로 하여금 소비자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여 기대감과 설레임의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며, 소비자가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와 상표를 연계하여 상표구매행위에 강력하면서도 호의적인
플러스 발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