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재학생 취업보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랜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극심해져서다.

취업정보지 월간 리쿠르트에 따르면 98년 2월 졸업예정자중 취업희망자는
17만2천여명.

여기에 취업재수생 12만5천명과 이미 취업한 사람중 전직 희망자 2만여명을
합치면 올해 대졸 구직자는 31만7천명에 달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7만8천여명.

이 바늘구멍을 좀 넓혀보기 위한 대학들이 풍경은 참으로 눈물겹다.

동국대는 1년 과정의 취업특화 교육을 이수한 학생의 능력을 학교가
대외적으로 보증하는 "동국 참사랑 인증제"를 2학기부터 도입했다.

지난 학기 모의토익 시험과 학과성적을 토대로 선발한 50여명의 학생들에게
정규수업과 별도로 인간관계론, 예절강의 등의 인성교육과 영어 및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방학중에는 합숙 및 대기업 위탁교육, 극기훈련, 국토순례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경영실무.컴퓨터.영어.일어 강좌를 이수한 학생에게 인증서를
주는 "이화인증제"를 실시중이다.

숙명여대도 올 12월부터 윈도우스.워드프로세서 등 6가지 항목의 전산능력
을 평가해 "전산인 인증서"를 발급키로 했다.

또 전남대는 컴퓨터와 어학능력 우수학생에게 "직무능력인증제"를 도입,
기업체 추천의뢰시 인증서 소지자를 우선 추천할 계획이고 조선대도 학점
3.7이상, 토익 7백50점이상 학생에 한해 "백악장제"를 수여하는 졸업예정자
학력인증제를 2학기부터 실시한다.

졸업생의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위해 대학이 재교육을 약속하는 "졸업생
리콜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경영학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매월 1차례씩 <>세계경영전략
<>기업정보화전략 등 신경영이론을 특강해준다.

배재대는 매년 2~3차례 각 기업에 취업해 있는 졸업생을 모아 국내외 유명
대학 교수를 초청, 강연을 실시한다.

이외에 아주대, 한남대, 목원대 등도 졸업생 A/S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들은 동문기업과 동향기업들에게 졸업생들을 취업시켜달라고 조르고
있다.

아주대는 2학기중 동문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들을 초청 "JOB 페어(채용
박람회)"를 연다.

건국대는 동문기업인들을 중심으로 취업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취업정보와
실전전략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남대는 관내 1천5백개 기업체와 기관을 대상으로 총장명의의 취업협조
공한을 발송하고 교직원 60명으로 기업체방문팀을 구성, 취업알선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전북대도 총장이 1천여개의 기업체에 공문을 보내고 일일이 전화를 걸어
취업을 부탁하고 나섰다.

또 60여명의 교수들로 하여금 전국 기업 인사담당 부서를 방문토록 했다.

취업박람회 유치도 뜨겁다.

서울대는 개교이래 처음으로 30대 그룹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를 10월6일~
8일까지 개최키로 했다.

게다가 취업정보실도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성균관대와 국민대 등 서울 북부지역 13개 대학은 22일부터 26일까지
1백4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취업박람회를 공동으로 유치했으며 한양대는
아예 40평짜리 상설 "취업센터"를 만들어 기업 인사팀이 상주할 공간을
제공해 상시채용에 대비하고 있다.

한양대는 여기에 비디오카메라, 녹화장비 등 시청각 기재를 두고 모의면접
시험을 실시할 계획도 세웠다.

모의면접시험 장면을 일일이 촬영해 녹화테이프를 개개인에게 제공하고
코디네이터를 두고 용모와 옷차림 등에 조언도 할 방침이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9일자).